나는기타를치고있었다내안에살고있는여자의몸은음
표로가득차있다그녀는사람이연주한음악만을듣는다
여섯현(絃)에그녀의목소리가미끄러진다그때마다죽
은누나가흙이되지않고나에게걸어들어온다누나가얼
음을멜로디에떨어뜨리자얼음이깨져서허공으로튀어
오른다어머니는누나를높이치켜들었다옷에서마른풀
들이떨어지고누이는어머니에게안겨환하게웃는다나
는늘내한쪽눈을차지하고있었던그녀를눈치채지못했
다그녀의굳어진손가락이기타줄을뜯고있음을알지못
했다누나는자꾸나보다어려지고정원은점점작아져갔
다조그만발자국들은더이상춤추지못한다선명하게흩
어지는음들이내몸을도려내고기타줄이녹기시작한다
나는떨어지는현들을삼킨다목에서낯선소리들이들리
기시작했다배속에서꿈틀거리던밴성화음이베인자국
을비집고흘러나왔다누이는그것들을자신의팔에바른
다어머니는어머니가되지못한딸을가슴에묻고눈뜨지
못하고내손을잡은아버지의손도눈뜨지못했다하루종
일손가락이움직이지않았다
정재학 시집『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