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詩人

그·림·자 2009. 5. 21. 23:58
불을 뿜는 화산은 지구가 얼마나 안정을 원하는가 입증한다. 지구가 꿈꾸는 완전한 안정이 사소한 인간에게는 얼마나 위협적인가도 동시에 입증한다. 거친 소낙비가 오는 오후 한때는 비가 오고 있는 오후일 뿐 셔틀 버스에서 쏟아지는 여름성경학교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 허수경이 허벅지에 솥을 끼고 밥을 먹어도 유하가 영혼에 구멍을 뚫고 색소폰을 불어도 송찬호가 병이 깊을 대로 깊어 약 없이 살 수 있어도 바위는 모르는 사이에 그저 모래가 되고 모래는 모르는 사이에 그저 바다소금이 된다 눈앞에 보이는 이 불안은 보이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는 혼란은 최후의 안전 상태를 위한 들러리다 그래서 시인은 불안하고 그래서 시인의 언어는 화산을 가둔 감옥 담배를 끄듯 구둣발로 그 어떤 운명이 지지직 문질러주길 원하는 것이다 김소연 시집『극에 달하다』(1996) Placebo - In The Cold Light Of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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