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어느 푸른 저녁 2

그·림·자 2011. 12. 25. 20:38
가장 짧은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결정들을 한꺼번에 내리는 것일까 나는 까닭없이 고개를 갸우뚱해 본다 둥글게 무릎을 기운 차가운 나무들, 혹은 곧 유리창을 쏟아버릴 것 같은 검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 낮은 소리들을 주고 받으며 사람들은 걸어오는 것이다 몇몇은 딱딱해 보이는 모자를 썼다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 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습관이라 부른다, 또다시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라, 감각이여!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투명한 저녁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모든 신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기형도 시집『입 속의 검은 잎』(1991) Grizzly Bear-Central And Remo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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