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따뜻한 편지 -바람에게

그·림·자 2010. 12. 9. 13:24

당신이 보낸 편지는 언제나 따뜻합니다 물푸레나무가 그려진 10전짜리 우표 한 장도 붙어 있지 않고 보낸 이와 받는 이도 없는 그래서 밤새워 답장을 쓸 필요도 없는 그 편지가 날마다 내게 옵니다 겉봉을 여는 순간 잇꽃으로 물들인 지상의 시간이 우수수 쏟아집니다 그럴때면 내게 남은 모국어의 추억들이 얼마나 흉칙한지요 눈이 오고 꽃이 피고 당신의 편지는 끊일 날 없는데 버리지 못한 지상의 꿈들로 세상 밖을 떠도는 한 사내의 퀭한 눈빛 하나 있습니다. 곽재구 시집『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1999) Danielle Licari - Adagio de Albin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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