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나무 위의 여자

그·림·자 2009. 10. 19. 04:52

아침 무렵, 石山을 오르는 길 산중턱 쉴참마루에서 한아시 굴참나무를 보았다. 아내는 먼동을 본다며 세월의 틈새를 디디면서 '나무 위의 여자'가 되었다. 하늘햇살 내리는 황금이파리 가지마다 거미집 이슬방울 아찔한데 '나무 위의 여자'가 된 아내는 매미소리 흉내내고 새소리도 지어내면서 말하는 굴참나무가 되었다. 바람이 흔들고 가는 자리 범접하지 못할 위대함이여. 이제 '내 사람'이 아닌 아내 높고 높은 내 머리 위에서 주인처럼 위세를 부린다. 굴참나무 굵은 가지에서 뒤바뀐 권력이 춤을 춘다. * 한아시 - 할아버지의 속어 최기종 시집『나무 위의 여자』(2007) Omar - Passage into Mid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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