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우리들은 노숙자인가

그·림·자 2007. 7. 12. 10:14

지도를 보면 길들은 온 세상을 헤매고 있다 까맣게 혹은 빨갛게 실지렁이처럼 온 세상을 헤매고 있다 그 길을 따라 자동차들도 덩달아 한 밤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벌겋게 눈에 불을 켜고 헤매고 있다 대륙을 횡단하는 철길을 따라 고행의 수도사처럼 아니 1930년대 우리의 독립투사처럼 외롭게 만주 벌판을 건너가는 기차를 그려보다가 폭주족의 오토바이 소리에 소스라친다 우리들은 영원히 집에 돌아갈 수 없는 노숙자인가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남겨둔채 길들은 그래도 마을로 찾아가 그 마을의 집으로 들어가서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잠든다 그리고 마을로 가지 않은 길들은 바닷가에 이르러 절망하다가 몰려오는 파도에 뛰어들어 익사하고 만다 유승우 Edvin Marton - Gloomy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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