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깨닫는다
예전에 내가 너더러 사랑한다고 했던
모든 고백들이 거짓이었다는 걸
그래서 지금 진짜로 고백하고자 한다
널 사랑한다
모든 세월에 밤이 있는 것처럼
지난날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너는 거기서 승려가 될 것 같은 편지를 보내왔지만
해탈이란 말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까닭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슬프게 들리기 때문일 뿐이다
그런 황당한 진실은 애초부터 없는 거란 말이다
그러니 너도 표류하길 바란다
그래서 내게로 오렴
와서, 날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두고두고 지울 수 없는 상처처럼 손때가 묻도록 읽어다오
너의 자전거를 힘차게 밀어주고 싶다
바다와 산이 있는, 오래전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잃어버리고 말았던, 달의 뒷편으로
이응준 단편『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