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죽었다. 참새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하늘을 조금 찢어 내어
덮어 주자.
누가, 더운 입김을 조금만 쐬어 주었으면.
새벽 산길을 오르다 보면
샘물가에 미리 와서 종종걸음으로 걸어다니는
흔히 지나쳐 버리거나
잊어버리기 일쑤인
사람에게 기억되는 싶어하는 새.
새가 죽었다.
하느님은 왜 노래와 날개와
가녀린 두 발목과 주었을 뿐
마지막 날 묻힐 무덤은 주지 않으실까.
하느님은 저 새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의 도시
짤스부르끄, 모짜르트가 묻힌 곳
사시사철 꽃 피고 눈스키 타는
착한 사람들이 사는 그 마을에
내리는 흰 눈으로 다시 태어나
살게 해준다.
새는
노래봉지.
神이 빚어 놓은 노래봉지.
저들은 처음부터 노래봉지였고
노래봉지이며 노래봉지로 남아 죽어서도 노래한다.
조정권 - 산정묘지(山頂墓地) 20-조그마한 주검
Olafur Arnalds - A Stutter (feat. Arnor 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