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별리

그·림·자 2018. 11. 13. 23:23

은행잎 노란 물 든다 청춘, 어느 날 우리처럼 한 사랑이 또 다른 사랑에게 고하는 이별 같은 소식 애태우며 바래다 작은 바람이라도 일면 와르르 몰락하겠다 몰락은 흩어지며 사라지는 일 마지막 순간까지 너를 저를 놓지 않으려 안간힘 쓰지만 이별의 그늘은 줄다리기 승자차럼 힘의 반대편으로 점점 길어져 더 이상 감싸 안을 김밀함이 남지 않을 터 한때 사랑하던 사이 잎 피고 꽃지던 나무 오천 년만 지나면 흔적조차 남지 않을 것들 더 이상 시절 이런 세상이 없는 시간 무너지는 시간의 기억 같은 빈가지 곁을 무심히 지나가는 당신들과 몰락의 저편으로 멀어져가는 자동차들까지 모든 것들은 쓸쓸히 사라지고 사라짐을 위해 많은 시절이 또 오겠지만 그래도 우리를 기억해 줄 것 같은 이 순간 텅빈 손바닥처럼 배웅하듯 흔들리는 나뭇잎 새로 막 당도한 가느다란 몇 줄기 빛에게 세상의 안부를 다시 묻는다 김명기 - 별리 Ólafur Arnalds - only the W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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