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여기 모란

그·림·자 2009. 3. 1. 20:34
웬만하면 한 번 돌아보지 그래, 웬만하면 한 걸음 멈추고 뒤돌아보지 그래, 가서는 여영 돌아오지 않는 저 폭포도 단호하게 휙 떨어져 내리기 전 한 번쯤 멈칫하듯이 웬만하면 한 번 뒤돌아보지 그래, 잠시 할 말을 잊었을 때 머리칼을 쓸어 올리듯이, 봄이 이미 왔더라도 이 추위 잊지 말라고 꽃샘의 바람이 불듯이. 웬만하면 한 번 웃어주지 그래, 저 악보가 오선지를 떠나 음악이 될 때 소리통을 한 번 쿵 울리고 떠나는 것처럼 웬만하면 한 번 웃어주지 그래, 이미 꽃이 진 자리 에도 슬쩍 배추흰나비가 잠시 쉬었다 가듯이 웬만하면 웃어주지 그래, 잠시 구두끈을 고쳐 매듯이. 영영 고개를 돌린 이여 가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 그대여 웬만하면 참 웬만하면. 성선경 월간『현대시』(2008. 5) A Flood Of Love (情慾流轉, 東邪西毒 OST)

'○ 시인의 바다 > •··시인의 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걸레  (0) 2009.03.05
동백꽃  (0) 2009.03.05
농담  (0) 2009.03.01
슬픔   (0) 2009.03.01
습관에 대하여  (0) 2009.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