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시인의 바다

검은 신이여

그·림·자 2005. 9. 9. 00:14

저 묘지에서 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저 파괴된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검은 바다에서 연기처럼 꺼진 것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내부에서 사멸된 것은 무엇입니까 일년이 끝나고 그 다음에 시작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전쟁이 뺏어간 나의 친우(親友)는 어디서 만날 수 있습니까 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 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風雪)로 뒤덮어주시오 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 꽃이 피지 않도록 하루의 일년의 전쟁의 처참한 추억은 검은 신이여 그것은 당신의 주제일 것입니다 박인환『시선집』(1955) Empyrium - Where At Night the Wood Grouse 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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