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바다/•··내안의 바다

우수의 이불을 덮고

그·림·자 2018. 3. 21. 09:10





오늘도 우리 아는 이웃들은 다 무사합니다 자주 손끝에서 덧나던 희망 오래 만져서 닳고 닳은 고통들은 잠들었습니다 누더기의 남쪽 산에 내 짐 같은 꽃들은 지고 안부없는 흰새는 내를 건너 날아갔습니다 만나지 못한 사람의 이름만 아직도 열병처럼 이마를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흙 속에 묻힌 옥잠화 씨앗은 제 혼자 따뜻하고 우리가 가장 쓸쓸할 때 부를 이름 하나는 아직 가슴속에 남겨 두었습니다 그대 먼 길 가거던 돌아오지 마세요 그대 못질한 문패와 뜨락의 신발들 다 잘 있습니다 뒷날 부를 노래 한 소절 베개 맡에 묻어두고 우수의 이불을 덮고 오늘밤은 혼자 잠듭니다 우수의 이불을 덮고_ 이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