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빗금을 긋지 마라
이슬이
바람에 떠올라 구름이 되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나무가
잎들의 비를 내리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한 자리에 서서
그토록
오랜 세월을 견디어 왔는데
오늘 특별히 아파야 할 까닭이 있겠는가
말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큰 형벌인지
아무도 말 해주지 않았지만
예정된 시간이 오면
새잎이 다시 온다는 것
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산 그림자도 아는 일이다
혼자 그렇게
번민의 촉들을 기르지 마라
solitude by Loui Jover_
김순아『한국문인』(8.9월호, 2002)
Ludovico Einaudi - Questo Profumo